나로 인해 주위 사람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지 않고 너무도 자기 중심적으로 살아 왔던 나는 생명의전화 실기교육을 통해 상담교육에 첫발을 내딛은 이후 주위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. 그래서 그 이후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론교육, 감수성훈련교육, 비폭력교육, 미술치료교육 등등을 참여하며 나를 성장시키고 주위 사람들과 공감과 소통을 증진시키기 위헤서 노력해 오고 있었다.
그래도 내가 과연 상담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나 하는 걱정을 떨칠 수 없고 상담에 대한 두려운 마음도 금할 수 없어 상담 훈련을 가정에만 국한해서 조금씩 연습해오고 있었다.
그러던 중 내 아이에게서 문자가 왔다. 몸이 안 좋아 토하고 어떤 보충 수업에 참여하지 못할 것 같아 친구에게 못 간다고 전해 달라고 했는데 그 수업 선생님이 담임 선생님께 내 아이가 무단결석 했다며 이유를 물어봐 달라고 했다는 연락을 받았다는 것이었다.
내 아이의 문자를 읽으며 그 동안의 교육들과 나의 노력들이 헛것은 아니었구나 하는 마음에 많이 감사했다. 나는 포용력이 크거나 부드러워 타인의 감정을 이해해주고 위로하기 보다는 원리원칙대로 냉정히 상황을 판단하며 문제해결을 하는 것에 더 중점을 주는 편이어서 자녀도 나에게 쉽게 자기의 실수나 어려운 일을 말하기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 이렇게 힘든 일이 생겼을 때 나에게 말할 수 있는 관계가 되었다는 것이 많이 건강한 관계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.
그래서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배운 대로 아이에게 상담을 시작했다. 아이가 아직 학교에 있어 얼굴을 볼 수 없으니 문자를 보내 발생한 일에 대해서 옭고 그름을 판단하고 해결해주려 하지 않고 먼저 내 아이의 억울하고 속상한 감정을 충분히 공감수용해 주었다. 그랬더니 감정이 훨씬 가라앉은 톤으로 엄마라도 이해해줘서 고맙고 많이 억울했었다는 답장이 왔다.
그리고 그날 밤, 내 아이와 진지하게 그리고 교육 받은 내용과 순서에 근거해 대화/상담하기 시작했다. 그 과정과 방법을 이 지면에 다 쓰기는 불가능하다.-궁금하시면 생명의전화 교육에 참여하시라^^-
어찌됐던 결론을 얘기하자면 그 결과는 참으로 놀라웠다. 밉게만 보였던 선생님에 대해 마음이 열리고 억울했던 자기 감정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성숙할 수 있는 방향으로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을 바라보는 것은 감동이었다.
다음날 본인의 의지대로 선생님과 만나 내가 지도해 줬던 공감과 소통의 대화를 시도했다고 했다. 사실 그 선생님과는 일년 내내 사이가 안 좋아 이 학기가 끝나기만 기다리는 마음이었을 텐데 내성적인 내 아이에겐 참으로 행하기 어려운 일을 시도한 것이었다. 시간은 2분 남짓 걸렸다고 한다. 선생님의 마음도 풀렸는지는 모르겠다고. 중요한 건 내 내성적인 아이가 공감과 소통의 대화의 위력을 깨닫고 시도를 했고 그 과정을 통해 훨씬 평안헤 졌다는 것이다.
우리가 행위로 남을 감동시킨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. 관계가 안 좋고 의사소통이 안될 때는 99번 잘해도 1번 실수하면 그 실수가 상대방 눈에 보이고 99번 잘하려고 노력한 것이 다 물거품이 된다. 그런데 관계가 좋을 때는 99번 못해도 1번 잘하면 그 마음이 전해져 99번 실수한 것이 눈감아지지 않는가?
공감수용하며 제대로 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면 세상의 많은 일들을 기쁘게 해결할 수 있는 것 같다. 위기라고 생각되는 순간을 나의 성장의 기회로 만들 수 있는 것 같다. 이것이 내가 지금까지 생명의전화를 통해 교육받고 성장하면서 느낀 결론이다. 생명의전화를 통해 성장하고 주위에 그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길 간절히 소망한다.
-생명의전화 상담원